얼마 전, 담임을 맡고 있는 한 학생이 결석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강아지 알레르기가 심해서 키우던 강아지를 다른 집으로 보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그 슬픔에 이틀을 슬퍼했고 마음이 아파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했다. 그 학생은 왜 며칠을 맘 아파하며 슬퍼했을까?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애완동물 NO! 반려동물!

과거에는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에서 애완동물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이제 동물이 장난감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뜻으로 ‘반려동물’이라고 칭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반려동물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감성이나 사회성, 공감하는 능력이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또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도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이 높아져서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인간이 동물을 키우기도 하지만, 인간이 동물에게 의지하기도 한다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가족의 형태가 주로 핵가족(특히, 1자녀를 둔 3인 가족)이고, 1인 가족(나홀로족)이 늘어나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다.

그래서 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조사해 보았다. 처음에는 수의사, 그리고 ‘SBS 동물동장’, ‘EBS 고양이를 부탁해’등에 자주 나오는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 정도만 생각했었는데, 조사하다 보니 동물과 관련된 직업이 매우 많았다. 동물보호보안관, 애견미용사, 수의테크니션, 핸들러, 포펫운영자, 동물사육사, 펫시터, 테라피스트, 물리치료 전문가, 식품 코디네이터, 반려동물 장의사 등등, 그중에서 대표적인 직업 2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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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직업으로서 개나 고양이 같은 소동물(반려동물), 소나 돼지 같은 대동물(산업동물), 물고기나 어패류 같은 수생동물까지 질병과 상해를 예방, 진단, 치료하고 이를 위해 연구하고 자문한다. 아픈 동물을 대상으로 기존의 병력과 진찰, X-RAY 및 초음파 등의 각종 검사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따라 처방 및 치료를 한다. 동물의 분만을 돕거나 외과수술도 시행한다. 광견병이나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광우병 등의 동물 질병에 대한 역학 조사를 하고, 축산농가의 위생을 관리하여 질병을 예방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육류, 우유, 달걀 등 다양한 축산물에 대해 검사와 수입 통관되는 축산물에 대한 검역을 한다. 동물원의 동물과 수족관의 수생동물 등 각종 동물의 영양 상태를 관리하고 이들의 번식 및 사육, 질병과 관련하여 일하기도 한다. 또한, 연구를 위해 길러지는 실험동물들도 관리한다.

어떤 사람에게 적합할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이고, 세밀한 관찰력과 돌발 상황 시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자기통제능력이 요구된다. 꼼꼼한 사람에게 유리하며, 외과 처치도 빈번하기 때문에 세밀한 손재주, 응급상황에서도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침착함과 인내심, 끈기가 필요하다.

수의사가 되는 방법

수의사가 되려면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는 수의사 국가면허시험에 합격한 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수의학과는 6년 과정으로 예과2년, 본과 4년으로 되어 있다. 수의학과가 개설된 대표적인 대학교는 서울대학교, 건국대학교, 강원대학교, 경북대학교, 경상대학교, 전남대학교, 전북대학교, 충남대학교, 충북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이 있다.

전망

반려동물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으로 수의사 역시 상당히 전망 있는 직업으로 손꼽힌다. 앞서 말했듯이 반려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수요와 관심이 높아져 감에 따라, 수의사라는 직업도 세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훨씬 이전부터 반려동물과 인간의 공생을 고민해 온 해외의 경우, 수의사도 전문의로서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호주 등에서는 이미 전문의 제도가 확립되어 있어서 소동물, 대동물, 행동학, 면역학, 병리학 등 15개 이상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그 안에서도 고양이 전문의, 안과 전문의, 척추 전문의 등 세분된 분야에서 전문의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경우, 100년 전과 비교해 수의학 관련 분야의 성장률은 91%에 달하며, 향후 5년간 산업 성장 전망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직종으로 꼽힌다고 한다.

가장 궁금해 할 연봉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2018년 기준, 수의사 초봉은 3000만원~3800만원이라고 한다. 공부한 기간에 비해 적어 보이는 액수이나, 수의사의 겨우 경력과 실력에 따라 급여 수준이 천차만별이여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연봉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 동물랭글러(Animal Wrang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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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들은 광고 외에도 영화, 화보,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문화산업 전방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물랭글러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동물들의 매니저 겸 연기 지도자이다.

스토리보드나 시나리오, 콘티 등을 보고, 제작진이 원하는 동물의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그에 맞는 동물을 제안하고, 섭외하며, 최종적으로 선택된 동물에게 촬영 시 필요한 행동이나 소리 등을 훈련시킨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이 잘 갖춰질 수 있도록 꾸미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동이나 다이어트 프로그램 등을 관리하는 것도 동물랭글러의 역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장비들에 둘러싸여 진행되는 촬영에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고, 촬영 환경이 좋지 않으면 동물들도 힘들어하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 동물을 관리한다. 즉 동물 촬영과 관련한 전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업이지만 헐리우드 에서는 유명 감독들과 함께 일하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과거 국내에서는 강아지 위주로 섭외하고 촬영이 진행됐기 때문에 애견훈련사들이 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새부터 큰 말까지 다양한 동물들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작품 내에서 동물들의 비중도 커지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물을 전담할 전문가와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해져 동물랭글러라는 직업이 등장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에게 적합할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자질은 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 인내심이다. 동물의 움직임을 조련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몇 개월에서 1년 이상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하므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내심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동물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세심함과 동물을 순종시켜 따르게 하는 능력이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중요한 두 번째 자질은 사람과의 소통 능력이다. 동물을 섭외하거나 출연시키면서 다양한 개통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만나야 하므로 중요한 두 번째 자질로 사람과의 의사소통 능력을 꼽아 보았다.

동물랭글러가 되는 방법

동물랭글러로 일하는 데 특별히 요구되는 자격은 없지만 4년제 대학교나 전문대학에서 심리학이나 축산학, 수의학 등을 전공하거나 동물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에서는 동물랭글러로 활동하는 많은 사람이 전문적인 동물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전문 동물랭글러의 지도하에 수습 기간을 거친 후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고 한다. 특히, 동물행동학을 공부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국내에는 동물행동학이 개설된 대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 동물 행동학 학위를 얻을 수 있는 학교를 소개하면, 메릴랜드 대학, 버크넬 대학, 캐롤 대학, 헌터 칼리지, 뉴 잉글랜드 대학, 토손 대학 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겐 낯선 대학들이다.

전망

동물이 출연하는 방송이나 광고 제작자는 좀 더 체계화된 프로세스로 촬영하기를 원하기 시작했다. 동물을 다루는 전문가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작 의도 또는 시나리오에 적합한 동물을 제안하고 훈련시키는 동물에이전시가 설립되고 있기도 하다. 아직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업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 특정 동물에 특화된 동물랭글러들로 세분될 전망이다. 동물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동물에게 좋은 환경이 조성되며 방송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찾게 될 거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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